부서지고, 터지고, 탱크에 깔아 뭉겨져 아무 것도 남아나지 않았다. 심지어 사람 목숨마저도 남겨 두지 않았다. 참혹함과 아픔만이 남아 있을 뿐...

남으로, 남으로~ 살기 위해 떠나온 길, 살 길 막막한 피난민. 한국군과 인민군의 싸움 속에서 피난민들은 삶과의 치열한 전쟁을 치러야 했다.
물 밀 듯 밀려드는 피난민으로 인해 대구의 천변, 산중턱, 길가에는 수많은 천막촌, 판자촌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. 비바람과 밤이슬 겨우 피할 정도의 열악한 환경일지라도 많은 피난민들에게는 고마운 삶의 터전이었다.
배불리 먹는 것이 소원이 될 정도로 먹는 날 보다 굶는 날이 더 많은 시기. 하얀 쌀밥은 구경조차 힘들고 겨우 줄서서 받은 분유가루와 옥수수가루는 양을 늘리기 위해 한 솥 끓여 온 식구가 아껴 먹어야 했다.